강국’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인공지능(AI)이 생활 전반에 자리 잡게 되는 꿈의 사회 실현은 첨단기술력, 곧 고급 두뇌에 달려 있다. 인간처럼 문제를 해결하고 판단하며 궁극적으로는 인간 행복을 지향하는 게 AI 관점의 목표다.
여기에 그래픽 처리 장치(GPU)는 컴퓨터의 화면에 이미지를 빠르게 렌더링하는 데 특화된 하드웨어로, AI의 다양한 활용을 위한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용 반도체 선진국인 데 비해 GPU는 약한 상태다.
그런데 마침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우리에게 최신 GPU 26만 장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이 가능케 됐다. 젠슨 황 CEO는 한국 정부 및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구축, 기술 공동 연구, 그리고 청년 인재 양성 및 스타트업 지원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AI 생태계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약속했다.
보랏빛 전망에 비해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다. 특히 인재다. 정부가 ‘세계 3대 인공지능(AI)강국’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등 화려한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성장의 핵심 동력인 인재는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기회 등 이공계 홀대에 우리나라를 떠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일하는 이공계 연구자 10명 중 4명이 해외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젊은 연구자일수록 국내를 떠나려는 비중은 더 컸다.
한국은행의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 결정 요인과 정책적 대응 방향’을 보면,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은 2021년 1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1년 전인 2010년(9000명)보다 두 배로 늘어난 규모다. 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 부문 인력이 국내에서 미국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의대 쏠림’ 현상에 기존 이공계 인력의 해외로의 이동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혁신 역량과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진단되고 있다. 당장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연료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우리 기업과 정부에 공급하고 공동 연구개발(R&D)까지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를 이끌 전문 인력을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하는 연구자 중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급 인력 엑소더스다. 인력 연령별로 보면 20·30대에서는 그 비중이 70%에 달했다. 특히 비교적 경력이 쌓여 성과를 활발히 내는 연차로 분류할 수 있는 30·40대 연구자 10명 중 1명은 구체적인 해외 이직 준비를 하고 있어 심각하다. 이는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국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주목되는 바는 해외 이직 희망 사유가 임금 격차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금전적 요인(66.7%·중복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61.1%)', ‘경력 기회 보장(48.8%)' 등 비금전적 요인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주요인이다.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봐도 국내외 간 격차가 가장 컸던 항목은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와 ‘근무 여건’이다.
현재 비교적 낮은 임금에 연공 서열에 기반한 임금제도와 부족한 초기 연구 기회 등 열악한 근무 여건까지 더해지며 젊은 인재들을 국외로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기업의 인적 자본 투자와 제도적 지원 강화가 절실하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