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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시작 1시간도 안 돼 파행으로 치달았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감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 불출석’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격렬한 고성과 몸싸움으로 번졌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감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감사 대상은 이재명 정부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농단과 내란 의혹도 포함된다”며 “주 의원이 앉을 자리는 피감기관 증인석”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주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신상발언을 신청해 “제가 김현지 부속실장 의혹을 제기하자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하고 있다”며 “이해충돌이라면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 의원들도 운영위에 앉아 있다”고 맞받았다. 주 의원은 “작년에도 운영위원으로 국감에 참여했다. 대통령실을 떠난 지 1년 반이 지났다”며 “민주당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설전은 곧 고성으로 번졌다. 여야 의원들이 동시에 발언을 시도하며 “입틀막이 뭐냐” “소리 지르지 말라”는 고함이 오갔고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정쟁으로 감사가 진행될 수 없다”며 회의 시작 59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직후 사태는 더 악화됐다. 회의장을 나서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통로에서 마주치며 몸을 부딪쳤다. ‘배치기’ 장면이 포착되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국회에서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6년 만이다.
송 원내대표는 즉시 회의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선진화법 이후 금지된 폭력행위가 국감장에서 벌어졌다”며 “이 의원이 육중한 몸으로 다가와 배를 부딪쳤다. 백주대낮에 야당 원내대표를 향한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의원은 즉각 사과해야 하고 김병기 위원장도 위원회 운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민께 송구하다”고 했다.
이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반박했다. “송 원내대표가 먼저 배를 탁 내밀더라. 내가 밀릴 체급은 아니다”라며 “국감을 방해한 건 국민의힘”이라고 했다. 그는 “몸싸움이라기보다 배가 부딪힌 정도였고 다혈질인 송 원내대표가 흥분했다”고 해명했다.
김현지 불출석·관저공사 자료 공방으로 ‘시작부터 불씨’
“김현지 보호냐, 정치보복이냐” 신경전 장기화 전망
이번 운영위 국감은 여야가 애초부터 충돌이 예견된 자리였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비선 의혹을 집중 질의하겠다며 증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사생활 침해성 질문을 위한 정치쇼”라며 거부했다. 결국 김 부속실장은 출석하지 않았고 여당은 “핵심 증인을 피한 국감은 반쪽짜리”라며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반대로 윤석열 정부 시절 관저공사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맞섰다. 허영 의원은 “관저공사 총괄업체 21그램 대표가 당시 대통령경호처 지시로 자료를 파기했다고 증언했다”며 “감사원 감사가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부속실장 인사기록카드 제출을 요구하며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상 국회증감법이 우선한다”고 맞섰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도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제출하라”며 가세했다. ‘관저공사–특활비–김현지’로 이어진 의혹의 연쇄가 국감의 서막을 뒤덮은 셈이다.
혼란은 약 35분 후 진정됐다. 김 위원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진실공방으로 흐르지 않길 바란다”며 “의사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국회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소란을 드리고 싶지 않다. 개인적으로 유감”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적반하장”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여당의 추가 발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감을 재개했다. 이 정부 출범 이후 첫 대통령실 국감은 ‘폭력 논란’이라는 오점을 남긴 채 가까스로 속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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