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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도 ‘재택입원’이 본격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연구원(KIRI)의 손유영 연구원은 10일 발표한 KIRI 리포트 글로벌이슈 ‘재택입원 의료서비스 도입 및 확대 추세’에서 해외의 재택입원 진행 현황을 소개하고, 보험산업간의 연계 가능성을 분석했다.
먼저 보험산업에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긴다. 우선 약관 체계부터 ‘입원·통원’의 이분법을 넘어 ‘재택입원’을 명시하고, 질환과 중증도, 진단·치료·모니터링·전환 등 서비스 단계별로 급부를 세밀하게 나눌 필요가 있다. 이에 맞춰 방문의료, 원격모니터링 기기, 간호 방문, 약제 배송을 결합한 패키지형 담보를 설계하고, 재입원 방지나 합병증 예방 성과를 보험료나 보상조건에 인센티브로 반영하는 구조가 효과적이다.
아울러 손해율 관리는 환자 선별과 악화 조기경보의 정확도에 좌우되므로, 병원과 서비스 사업자와의 데이터 연계를 강화해 응급 전환률, 내원 회피율, 프로토콜 준수율 같은 품질지표를 계약 조건 속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의료배상책임, 사이버 보안, 의약품 관리 등 비의료 리스크를 담보하는 특약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택입원은 병원 인력·장비·약제를 제공해 환자가 가정에서 입원에 준하는 수준의 급성기 치료를 받는 것이다. 감염 위험과 간접비를 낮추고 병상 부담을 완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전망·품질관리·책임소재를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2019년부터 재택의료와 2022년부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시행됐으나 만성·전환기 관리를 중심으로 한 의료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해외에서 시행하고 있는 급성기 입원 치료로서의 재택입원과는 차이가 있다.
프랑스는 1970년대부터 법제화된 ‘HAD(Hospitalisation a Domicile)’가 종합병원·전문기관과 연계되어 암성 통증 관리, 심부전 악화, 산모·영유아 고위험군 등 다수 적응증을 포괄한다. 병원·가정 간 케어플랜을 전자의무기록으로 공유하고, 방문의사·전문간호·물리치료·약제 공급이 묶음으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기 축적 덕분에 감염률과 재입원률 지표를 기반으로 지불·품질 관리를 정교화했고, 도시·농촌 간 접근성 격차를 이동팀과 지역 네트워크로 메웠다.
영국은 국가건강서비스(NHS) 체계 내에서 재택입원을 ‘가상병동’으로 편입했다. 호흡기 악화, 심부전, 폐렴 등 표준 프로토콜이 확립된 적응증을 우선 적용해 병동의 대기열을 줄이고 응급실 체증을 완화한다. 환자는 웨어러블과 원격 모니터링 앱으로 활력징후를 전송하고, 병원 전문팀이 방문 진료·약제 투여·검체 채취를 수행한다. 지역 GP·커뮤니티케어와의 협업을 통해 주말·야간 대응과 악화 시 즉시 입원 전환 체계가 작동한다.
대만은 단일 건강보험(NHI) 하에서 재택입원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급성기 악화 환자의 단기 집중치료를 대상으로 확대했다. 심혈관·호흡기 악화 등 재입원 위험군을 병원·지역의료 네트워크가 공동 관리하며, 원격 모니터링과 방문간호·약제 배송을 묶은 패키지로 급여를 설계했다. 시범평가에서 재입원·응급실 이용 감소와 환자·보호자 만족도 개선이 확인되자, 대만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 인센티브와 지역 연계 지표를 강화해 전국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는 공공병원 클러스터(NUHS, SingHealth 등)를 중심으로 ‘Hospital at Home’를 운영한다. 다질환 고령자를 주요 대상으로, 병원 전문팀이 가정 방문과 원격 모니터링을 병행하며 약제·수액·산소치료까지 제공한다. 다층 HDB 주거 환경을 고려해 장비·인력 동선을 표준화했고, 낙상·감염 등 가정 내 안전 위험을 체크리스트로 관리한다. 의료의 질 지표(악화 시 전환률, 30일 재입원, 환자보고경험)를 계약에 반영해 품질과 비용을 동시에 관리한다.
리포트는 한국형 모델의 성패를 ‘안전·품질·접근성’의 삼박자를 얼마나 촘촘히 맞추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봤다. 시범사업의 성과지표를 공개하고, 지역의료·방문간호·돌봄을 잇는 전달체계를 표준화하며, 야간·주말 대응과 응급 전환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보험업계는 재택입원 전용 약관과 지급기준, 원격모니터링·간병·간호를 묶은 하이브리드 상품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것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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